오랜 시간 고민하였음에도 신청 버튼을 눈 앞에 두고 망설였습니다. 무엇보다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. 부모님께서 주신 몸인데 허락 없이 장기기증을 신청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. 그러나 조카 얼굴 떠올리며 후회하지 않으려 합니다.
저는 초등학교 때 세례 받고 첫영성체 하였으나 여전히 기도할 줄 모릅니다. 그래서 미사 때마다 성체를 모시며 "당신 뜻대로 살겠습니다. 지켜봐주십시오." 매번 똑같은 말씀을 드립니다. 매번 똑같은 짧은 기도이지만 진심을 담습니다.
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조카 레아는 올해 첫영성체를 하고 복사가 되었습니다. 가난하여 줄 것 없는 고모.. 조카에게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떠나고 싶은 마음에 기증을 결심하였습니다.
나의 주님.. 약속드린대로 당신 뜻대로 살겠습니다. 당신이 허락하시는 그날까지 당신 뜻대로 살다가 조카에게 약속한대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멋지게 떠나겠습니다. 당신이 지켜봐주실 것이기에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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